현 의약분업의 문제점-작년 한참 전에 하이텔에 올렸던 글입니다.

번호 : 14647 작성자 : 김태흥 작성일 : 2000/05/04 17: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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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은 말 그대로 의사가 처방을 하고 약사가 조제를 하는 그러한 제도를 말하며, 그 궁극적인 목적은 의약품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에서 이중적인 안전 확인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미국에 2년간 장기연수를 가서 보았던 미국의 제도와, 한국에서 지금껏 의사로써 또 국립의대의 임상교수로써 본 문제점들을 금번의 의약분업과 연계하여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글에서 첫 째, 의사와 약사의 임무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이야기하고, 두 번째로 의약분업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세 번째로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또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나름대로 약사에서의 문제와 의사에서의 문제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 다음, 마지막으로 현재 정부의 의약분업안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바람직한 의약분업의 방향은 어떠해야 할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의사란 직업은 환자를 진료하여 적절한 진단 방법을 동원하여 진단을 하고, 적절한 약물과 수술적 방법, 물리적 치료 등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이러한 의사의 진료를 위해서는 진단을 적절히 하기 위한 임상병리 기사, 핵의학 기사 및 진단방사선 기사의 도움이 필요하겠고, 약물의 투여를 위해서는 약사의 도움이 필요하며, 물리적 치료를 위해서는 물리치료사, 치료방사선 기사, 핵의학 기사 등과의 협조가, 수술적 방법은 간호사와의 협력에 의해, 환자의 식사는 영양사와의 협조를, 그리고 입원 및 외래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 대해서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도움을 받아서 진료를 하게 됩니다. 즉, 의사는 이런 복합적 치료의 중앙에 위치하여 각 직종과의 연계를 통하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의사는 진단 및 치료의 전 과정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그 지식을 사용하여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진료가 하나의 팀워크에 의해 일어나는 교향곡 같은 것인데, 지휘자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것이고, 특히 약물의 투여는 이중의 안전장치를 필요로 하는데 스스로 안전핀을 뽑고 진료를 하는 것 역시도 안전불감증의 행태일 수가 있고, 이 속에 위험요소가 있습니다. 이는 수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은 집도한 의사가 주도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의사가 이중 안전확인을 하며, 간호사도 거즈나 수술기구 등이 남지 않도록 확인을 하는 등의 팀워크에 의한 안전장치의 역할을 합니다. 만약 그 중 한 직업이 혼자 모든 일을 다 한다면 이는 독재국가일 것이고, 그 치료는 불협화음에 의한 위험한 진료가 될 것입니다. 약사는 이러한 진료의 측면에서 볼 때, 약물을 사용한 치료에 있어서 의사가 결정한 약물의 투여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투여될 약제의 용량이 적절한지, 그리고 복합 처방의 경우 같이 투여되는 약제끼리 상호 작용에 의해 작용이 증가 혹은 감소되는 것은 없는지, 또 나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없는지(예: 소아에서의 금기 약물, 임신에서의 금기 약물, 노년층의 금기약물 등), 또 약물의 투여 시간은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환자를 교육시킨 다음(이미 의사가 일차 교육을 한 다음 필요하다면 간호사의 이차 교육까지 한 상태에서 최종 확인을 합니다) 투약을 하는 직업입니다. 다시 말해 약사는 최근의 많은 약물이 비교적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약을 안전하게 취급하여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자는 "안전"을 위한 지위입니다. 실제 다양한 약을 사용하다 보면, 우리가 흔히 임상에서 약품의 용량이 틀릴 수 있고, 실수로 다른 약제가 처방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양잿물 관장약과 같이 엉뚱한 약이 제약회사로부터 배달될 수도 있고, 용량 역시도 특히 최근 많은 병원들이 전산화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의 입력 혹은 전달상의 오류로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직업입니다.

그러나 약사란 직업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직업은 아닙니다. 약사는 의사가 임상병리, 진단방사선, 핵의학 등의 다른 직종과의 협력을 통하여 진단한 이 후의 치료에 합류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약사님들이 공공연히 선전을 하면서 건강상담을 하고 진단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본연의 업무와는 한참 다른 분야입니다. 이는 약대의 교과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약대에서는 병리, 생리 등의 기초를 배우지만, 이는 간호전문대나 간호학과에서의 30학점 이상의 임상 유관 학점, 의무기록사나 응급구조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들이 받는 20학점 정도의 임상관련 학점에 훨씬 못미치는 6학점 정도의 관련학점을 이수한 상태이며, 이 정도로 진단 및 건강상담을 하는 것은 돌팔이보다도 더 못한 지식으로 진료를 행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에도 간호사나 의무기록사, 병리 혹은 방사선기사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건강상담을 한다면 믿을 수 있겠지만, 약사님들이 일반 질병에 관한 건강 상담을 한다면 문제가 많습니다. 약물의 복용방법인 투약지도라면 모를까..... 여기서 다시 한번 더, 약사 본연의 업무는 진단이 아닌 치료에 있어서, 약제의 안전한 투약과 오남용을 방지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나라에서 약사의 임의 조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도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주사제를 박스 째 판다던가 아니면 스테로이드 알약을 1000정 짜리 병 째 파는 등의 문제점 외에도, 임상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진단, 조제를 함으로써 응급 환자의 수술 시기를 놓친다거나, 암이 전이되어 생명을 잃는 등의 심각한 일이 여기 저기서 아주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약사란 직업은 약품의 적정한 사용과 용량 확인 등의 안전핀 역할이지,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은 본연의 업무와 완전히 다르고 배운 적도 없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어떤 약사님들은 자신이 어떤 병을 의사들보다도 더 잘 치료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치료에 엄청난 양의 약이 다양하게 들어가서 치료하는 것이고 이는 전형적인 약물의 남용과 오용에 의한 것이지, 치료는 아닙니다. 적절한 치료는 최악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치료여야 합니다. 감기의 치료가 페렴이나 다른 병의 증상까지 누른다거나, 복통의 치료가 복막염이나 충수돌기염(맹장염)의 통증을 누르는 치료는 백해무익합니다. 의사들의 치료는 이러한 최악의 가능성을 두고 여러 면에서 관찰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의약분업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약분업의 목적은 안전과 오남용 방지여야 합니다. 저 역시도 그런 경험을 한-두 번 경험하였습니다. 전에 제가 처방한 처방전을 전공의가 옮겨 적으면서 용량이 잘못 적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약국에서 문의 전화가 와서 정정을 하였었는데, 저는 이런 점이 의약분업의 일차 목표라고 봅니다. 의사도 사람인 이상 언제 어디서 실수를 할지 모릅니다. 그 때 의사의 주위에 있는 기사들, 간호사들, 약사들의 협력으로 이런 실수가 환자에게까지 가기 전에 차단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약품 투여에 있어서의 안전! 그 것이 의약분업의 첫 째 목표입니다. 즉, 의사가 처방을 하면서 환자에게 꼼꼼히 설명을 하고, 약사가 다시 한번 더 약의 용량이나 배합, 투약시간 등을 확인하여 환자에게 다시 설명을 하는 안전장치가 의약분업의 실제적인 목적이어야 합니다. 둘 째는 의약품 오남용의 방지입니다. 약국도 그렇고, 또 약사회에서 주장하는 '검은 돈을 위한 남용?'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의료보험제도에 따른 무분별한 삭감으로 의사들의 과잉투약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그 병원은 의료보험의 삭감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아무나 약국에 가서 약을 살 수 있는 현재의 제도, 또 가벼운 병에 대해서도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남용하는 현재 제도 때문에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은 세계 최고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는 작업도 아주 중요한 목표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모든 약에서 의사와 약사의 이윤동기를 제거하면 될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현재 정부의 생각인데, 정책 관계자들이 그런 관점만 가진다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이윤동기가 아닌 원칙적인, 또 제도적인 접근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바람직한 의약분업제도가 가야할 방향과, 의사와 약사의 업무, 또 소비자인 환자의 편의성 등 모든 면을 다 감안한 정책이 나와야지, 그냥 두 집단간의 싸움을 유도하고 합의안을 찾겠다는 발상은 너무나 유치하고 질낮은 정책 방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원칙적인 의약분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정부가 외국의 예를 꼼꼼히 조사하여, 우리 나라의 현실에는 어떤 제도가 좋은지 조사를 했어야 하며, 그 궁극적인 목표가 약제의 오남용 방지 및 안전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의약분업의 전 과정에서 정부가 한 일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엽적인 문제인 약품 분류의 문제, 임의조제 방지 등의 다른 문제가 터져 나왔고, 마치 밥그릇 싸움 같은 인상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접근은 원칙적인 면에서 들어가야 합니다. 실제 지금의 제도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 무분별한 약의 사용을 막아야할 약사회가 오남용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방향인, 비처방 의약품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이 것은 안전은 나몰라라 하고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는 꼴이지만, 그 배경에는 정부의 무소신이 있기에 그런 일이 나오지 않았나 보입니다. 우선 원칙적인 의약분업이 되기 위해서는 비처방의약품을 어떻게 할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는 모든 약을 다 약국에서 구입해야하는 이상한 제도가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간단한 구급약이나 드링크류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다 살 수 있고, 처방이 필요한 약들만 의사의 처방을 받은 다음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하게 됩니다. 여기서 안전한 상비약과 처방이 필요한 약의 개념으로 OTC(Over The Counter)와 처방약의 개념이 생겨나게 되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는 이러한 접근이 아닌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약분업은 소비자인 환자에게도 분명 불편한 사실이고, 과거 살충제나 모기향을 꼭 약국에서 사야 했지만 이제는 슈퍼나 편의점에서 구입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해열제나 소화제 등은 슈퍼나 편의점에서의 판매를 허용하고, 대신 안전하지 않는 약은 의사-약사의 처방-조제를 거치는 제도로 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의사-약사는 이러한 안전한 약의 범위를 줄이려고 하겠지만, 돈이 있는 제약회사들과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약의 범위를 늘이려고 할 것이고, 그 속에서 적절한 평형상태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또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지면서 이러한 비처방 의약품의 종류도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는 의사만 외롭게 이러한 비처방 의약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약사와 제약회사가 이를 늘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구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우 당연히 제약회사의 돈과 약사의 파워에 의해 문제가 많은 약까지도 비처방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으며, 약사란 직업은 안전을 위한 지위가 아닌 약품의 오남용을 부추키는 직업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비처방 의약품은 슈퍼나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의약사가 공통으로 안전하다고 하는 약들을 슈퍼판매약(OTC)로 하며, 향 후 시민단체나 제약회사의 요구에 의해 이러한 약의 범위를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원칙적이고 안전을 위한 방향일 것입니다.

현재의 방법으로 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전문의약품의 과잉 투약입니다. 현재의 의약품 분류안을 보면 일반의약품이 약 55%이며, 이 일반 의약품으로 약 80%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습니다. 의약본업이 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처방전만 받고 나오는 행태에 지극히 심한 저항을 할 가능성이 많으며, 이 경우 아무리 약사들이 하고싶지 않더라도, 병의원에 가지 않고 그냥 치료하려는 환자들에게 비슷한 형태의 약제를 그냥 판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결국 또 다른 의약품 오남용의 시작이 됩니다. 의사의 진단명과 처방이 공개된 상태에서, 80%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약품이 OTC로 판매된다면 일차적인 문제는 이러한 OTC 약의 오남용이 문제일 것이지만, 이차적으로는 의사에 의한 오남용 증가도 생기게 됩니다. 즉, 진단명과 처방의 공개로 인한 환자의 감소를 줄이기 위해 의사들이 전문의약품을 과다 처방을 함으로써 오히려 우리가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 오남용은 완전히 거꾸로 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리고 지금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는 약국의 끼워팔기도 더 극심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약국에 오는 환자들만 대상이 되었으나, 이제는 모든 환자들이 약국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영양제, 간장약, 및 각종 건강식품이나 한약제의 오남용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분에서의 보강도 필요하며, 이러한 영양제나 간장약, 건강식품 등도 슈퍼에서 자유로이 판매한다면 무분별한 오남용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끼워팔기와 약사에 의한 무분별한 한약제의 추가도 의약분업을 앞둔 의사들의 걱정거리 중의 하나이지만, 현재의 분업안에는 이에 관한 어떤 언급도 없습니다. 이러한 영양제나 간장약 판매, 그리고 한약제 추가 등은 제도적으로 가능한 일이지만,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약제의 경우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기존 약제의 작용을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관한 분명한 언급과 책임소재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 바뀐 제도는 환자들의 권리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최소한 의료수요자인 환자의 권리는 시민단체들이 주장해 주었어야 하는데, 어디에도 그런 배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의사로써 제가 불 때, 환자의 권리는 적어도 두 군데에서 추가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약국의 선택권입니다. 벌써 대형 의료기관 근처의 약국 부지 값이 마구 치솟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약국의 선택권을 뺏긴 결과에 따른 당연한 결과입니다. 외국의 선례를 볼 때 대형병원이나 의원들도 약국과 동업을 하거나, 혹은 구내에 외래 약국을 두고 있습니다. 환자는 진료 후 자신이 병원 내의 약국을 사용할지(이 경우는 조금 기다려야 합니다. 또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처방전을 프린트하여 자신이 처방전을 들고 외부로 나갈지(병원 앞이나 행선지에 있는 약국), 아니면 자신이 아는 동네 약국이나 기타 약국의 이름이나 번호를 대어서 그 약국으로 처방전이 출력되도록 할 것인지( 이 경우는 그 약국에 갈 동안 조제가 되므로 시간이 절약됩니다)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소위 시민단체가 이러한 소비자의 권리를 뺏었는데, 정말 그 것이 정당한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약국의 선택권은 소비자의 몫이고 병원이나 약국은 거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만족해야 하며,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세계 어디에도 원외처방 의무화는 없습니다. 만약 의약품 리베이트가 겁난다면 다른 제도로 없애야지 이런 제도로 없앤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그 다음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상품명, 일반명입니다. 실제 많은 의약품이 여러 가지 많은 다른 상품명으로 팔리고 있는데, 소위 말하는 오리지널(예: 코카콜라나 오리온 제과의 쵸토파이와 같은...) 제품은 조금 더 비쌉니다. 대개 오리지널 제품이 10-20% 정도 더 비싸며, 경우에 따라서는 50% 이상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오리지널 제품이 약효나 안전성, 흡수 및 작용 등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상품명-일반명은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만, 누구든 큰 비용의 차이가 아니라면 고급 약품을 쓰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소비자가 선택을 하고, 결정을 하게 해야지 왜 의사-약사가 상품명 처방-대체조제 가능-불가 등을 외치며 싸워야 합니까? 그리고 상품명-일반명의 이면에는 또 다른 면이 있습니다. 바로 약효입니다. 실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환자들이 확연히 달라진 약효 때문에 항의를 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또 그런 약 때문에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합니까? 그 것은 당연히 정부가 져야 합니다. 의약품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며, 정부는 이를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습니다만, 현재 우리의 식약청은 그런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의 빈혈약 사건을 예로 들면 알겠지만, 그 때도 검사한 약품의 80% 이상이 기준 미달이었었습니다. 최소한 정부에서 약효가 나쁜 제품을 수시로 점검하여 폐기시키고, 관리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무유기한 점은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 의약분업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점이며, 그 동안은 상품명 처방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가 다 없어진 다음이라면 좋은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권리와 책임은 소비자인 환자의 몫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상품명 처방은 한 두개의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처방이지 몇십개씩 난무하는 복사의약품에 대한 상품명은 아닙니다. 이 경우 환자가 20% 정도의 추가 부담(실제 가격 차이)을 하면 오리지널 제품을 받도록 하면 됩니다.

현재 의약분업에서의 또 다른 맹점도 이 상품명입니다. 의사들도 대부분 대체 약품이 없는 오리지널 약품을 다 압니다. 그러므로 카피 제품을 믿기 힘들 때는 대체 제품이 없는 고급 오리지널 약품을 선호하게 되고, 결국 약품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하게 됩니다. 솔직히 좋은 약이 좋은 것은 다 알지만, 현재의 의약분업 제도는 이러한 부분을 수용하기 힘들며, 결국 그런 단점은 치명적인 재정의 악화를 불러와 의료보험제도의 붕괴로까지 치달을 수 있습니다. 이 것은 과거 아주 싼 약만을 사용하였던 개원의들이 비교적 고가의 약을 선호하게 되면 생길 수 있는 필연적인 결과로 보며, 그런 문제를 의료보험에서의 규정에 맞추어서 처벌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도적인 문제로 싼 약을 사용하던 의사들이 비싼 약을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 지금까지는 개원의들이 본인부담금 3100원을 지키는 수준인 총액 10,000원 미만의 진료비만 받기위해서 비교적 저렴한 약을 사용하였지만, 현재의 제도에는 이러한 부분의 보완도 없습니다)

또, 의료보험 기준대로 약을 쓰면 살릴 환자를 죽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오는 의료보험 제도의 모순이 곳곳에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의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여 왔고, 많은 약들이 발매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되어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이러한 탄력성이 없습니다. 전 세계의 어느 제약회사도 신약이 아닌 이미 발매된 약에 대해 우리 나라에서 허가조건을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까다롭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엔간한 이윤이 없다면 포기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학은 지금도 역동적으로 새롭게 발전하고 있고, 기존의 약물조차도 과거에 사용되지 않았던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의료보험은 이러한 추세를 외면하였고, 그 결과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을 처방하기 위해서 많은 의사들이 편법으로 다른 질병명을 넣는다거나, 아니면 보험료 전액 본인부담 등의 다른 방법으로 진료를 해 왔는데, 의약분업에 앞서 이 문제 역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부분들에 대한, 제 혼자 짚은 점이 이 정도인데 모든 문제를 짚자면 엄청날 것입니다, 제도적 검증도 보완도 없이, 용감하게 의약분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정부의 만용에는 솔직히 기가 질리고, 또 보건을 바라보는 현 정부의 시각이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 서글픈 마음입니다.

이런 제 의견을 종합하면, 안전을 추구하면서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는 바람직한 다음과 같은 제도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1. 비처방 의약품은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게 하고, 대신 의사-약사들의 위원회를 만들어서(해당 약마다 분야별로) 조금이라도 위험할 수 있는 약제는 처방의약품으로 만들되, 시민단체나 제약회사의 요구가 있으면 매년 다시 심의를 합니다. 그리고 외국의 예도 참고합니다.

2. 환자의 편의를 위해 병의원, 종합크리닉 등 어느 곳이든 약국을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약사가 그 약국에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고.... 그리고 수납을 할 때 환자 본인의 선택으로 그 병의원에서 약을 받을지, 처방전을 출력하여 가지고 갈지, 아니면 원하는 약국으로 출력을 시켜서 시간을 절약할지 결정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3. 상품명-일반명에 대해서는 정부의 식약청이 약효의 관리를 철저히 감독하도록 하여야 하며, 그 속에서 환자가 원하는 경우 상품명(일부 Original brand에 한함) 처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의약품의 품질이 완전해진 다음의 상품명 선택의 주체는 의사가 아닌 환자여야 합니다.

이러한 제도를 만들면서 다음의 보완을 하여야 합니다.

1. 의약분업 후에는 약사님들이 무분별하게 영양제, 빈혈약, 간장약 및 한약을 끼워팔지 않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2. 의료보험 제도도 역동적으로 변하는 의학의 발전에 맞추어, SCI 혹은 MEDLINE 등재 문헌에 있는 다양한 좋은 치료법이나, 교과서 상의 치료법을 재빨리 인정해주는 탄력성을 가져야 합니다. 만약 의약분업을 기회로 이런 약품의 사용을 막는다면, 의학은 필연적으로 후퇴하게 됩니다. 해당 의사가 처음 한번 확실한 자료를 올리면 검토를 하고, 그 이후에는 두 번 다시 그 제출하지 않아도 같은 치료를 반복할 수 있는 탄력적이면서 합리적인 의료보험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도록 조정하면서도 이런 제도는 충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않하는 것이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3. 의약분업이란 안전장치를 가진 만큼의 비용 증가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하며, 제도적으로 억눌렸던 의료보험에서의 의료 수가도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또 지금까지 싼 약을 썼던 개원의들의 고가약 사용 증가 등 다른 부분에서의 비용 증가도 고려해야 합니다.

4. 진료에 관여하는 의사, 약사, 간호사, 기사, 영양사 등은 각각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습니다. 의약분업은 진료에 있어서 각 직능의 원래 직분에 충실한 의약분업이 되어야 하며, 이러한 직분에 맞추어 볼 때 약사의 건강상담은 문제가 있으므로 없어져야 합니다.

5. 정부는 엄청난 문제점이 예상되는 의약분업을 시행함에 있어서, 우리 나라의 각계 각층 뿐만 아니라 세계 선진 각국의 다양한 의견과 사례를 수렴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주도적 역할을 하여야 하며, 막연히 해당 단체들의 합의만을 바라는 정책을 지양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열심히 뛰고 보다 열심히 알아보며, 보다 열심히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보건복지부 당국자들은 의약분업의 정책 수립에 있어서 무지와 무책임으로 일관하였음을 시인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향 설정을 하여야 합니다. 끝까지 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사의 직분은.... 과거 하이텔에 올렸던 글입니다.

번호 : 14645 작성자 : 김태흥 작성일 : 2000/05/04 17: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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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란 직업은 환자를 진료하여 적절한 진단 방법을 동원하여 진단을 하고, 적절한 약물과 수술적 방법, 물리적 치료 등을 사용하여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이러한 의사의 진료를 위해서는 진단을 적절히 하기 위한 임상병리 기사, 핵의학 기사 및 진단방사선 기사의 도움이 필요하겠고, 약물의 투여를 위해서는 약사의 도움이 필요하며, 물리적 치료를 위해서는 물리치료사, 치료방사선 기사, 핵의학 기사 등과의 협조가, 수술적 방법은 간호사와의 협력에 의해, 환자의 식사는 영양사와의 협조를, 그리고 입원 및 외래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 대해서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도움을 받아서 진료를 하게 됩니다. 즉, 의사는 이런 복합적 치료의 중앙에 위치하여 각 직종과의 연계를 통하여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약사는 이러한 진료의 측면에서 볼 때, 약물을 사용한 치료에 있어서 의사가 결정한 약물의 투여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투여될 약제의 용량이 적절한지, 그리고 복합 처방의 경우 같이 투여되는 약제끼리 상호 작용에 의해 작용이 증가 혹은 감소되는 것은 없는지, 또 나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없는지(예: 소아에서의 금기 약물, 임신에서의 금기 약물, 노년층의 금기약물 등), 또 약물의 투여 시간은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환자를 교육시킨 다음(이미 의사가 일차 교육을 한 다음 필요하다면 간호사의 이차 교육까지 한 상태에서 최종 확인을 합니다) 투약을 하는 직업입니다. 다시 말해 약사는 최근의 많은 약물이 비교적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약을 안전하게 취급하여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자는 "안전"을 위한 지위입니다. 실제 다양한 약을 사용하다 보면, 우리가 흔히 임상에서 약품의 용량이 틀릴 수 있고, 실수로 다른 약제가 처방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양잿물 관장약과 같이 엉뚱한 약이 제약회사로부터 배달될 수도 있고, 용량 역시도 특히 최근 많은 병원들이 전산화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의 입력 혹은 전달상의 오류로 실수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직업입니다. 그러나 약사란 직업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직업은 아닙니다. 약사는 의사가 임상병리, 진단방사선, 핵의학 등의 다른 직종과의 협력을 통하여 진단한 이 후의 치료에 합류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약사님들이 공공연히 선전을 하면서 건강상담을 하고 진단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본연의 업무와는 한참 다른 분야입니다. 이는 약대의 교과과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약대에서는 병리, 생리 등의 기초를 배우지만, 이는 간호전문대나 간호학과에서의 30학점 이상의 임상 유관 학점, 의무기록사나 응급구조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들이 받는 20학점 정도의 임상관련 학점에 훨씬 못미치는 6학점 정도의 관련학점을 이수한 상태이며, 이 정도로 진단 및 건강상담을 하는 것은 돌팔이보다도 더 못한 지식으로 진료를 행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에도 간호사나 의무기록사, 병리 혹은 방사선기사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건강상담을 한다면 믿을 수 있겠지만, 약사님들이 일반 질병에 관한 건강 상담을 한다면 문제가 많습니다. 약물의 복용방법인 투약지도라면 모를까..... 여기서 다시 한번 더, 약사 본연의 업무는 진단이 아닌 치료에 있어서, 약제의 안전한 투약과 오남용을 방지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